임신 중의 유방암 진단은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고령 출산이 증가하며 임산부의 유방암 발생률도 동반하여 상승하고 있습니다. 임산부의 유방암 치료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고려한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본 글에서는 임산부 유방암 진단의 어려움과 함께 최신 진단법, 임신 단계별 치료법, 그리고 산모와 태아 모두를 위한 안전한 치료법에 대해 다방면으로 안내해 드리고자 합니다.
중요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유방암 관련 진단, 치료, 관리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신 후 이루어져야 합니다.
목차
- 임산부 유방암: 이해와 현황
- 임산부 유방암의 진단 방법과 안전성
- 임신 단계에 따른 유방암 치료법
- 태아 모니터링 & 산모 건강 관리
- 임산부 유방암 환자의 심리적 지원
1. 임산부 유방암: 이해와 현황
임신기 유방암은 임신 기간 중 또는 출산 후 1년 내 유방암 발병을 말합니다. 최근 산모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건강검진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임신기 유방암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에 의해 유방이 커지고 딱딱하게 되며 멍울이 생기는 등 유방암 증상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다 보니 유방암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여성들의 치밀유방의 정도도 심해져 유방암 조기 변화를 놓치기 쉬운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산모들은 유방암 관련 진료나 검사를 출산 이후로 미루는 경향이 있어 임산부의 유방암은 일반인 대비 한 달에서 세 달 정도로 진단이 늦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임신기 유방암과 유전적 요인
한국 유방암 환자의 2.8%는 BRCA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를 볼 때마다 3%도 안되는 확률에 제가 당첨되었나 싶습니다. 저는 BRCA2 양성입니다.)
BRCA1, BRCA2와 같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여성은 임신 중 유방암의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으며, 나이지리아 연구에서 보면 임신기 유방암 환자의 25%는 BRCA1, BRCA2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비(非)임신기 유방암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에 속합니다. 이로 인해 임신이 BRCA1, BRCA2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여성의 유방암을 촉발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우기도 합니다. 따라서 임신기 유방암 환자에게는 유전적 상담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2. 임산부 유방암의 진단 방법과 안전성
임신 중 유방암 진단은 비임신 여성과 비교해 여러 제약이 있으나,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진단 방법들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 유방 촬영술
임신기 유방암의 진단 평가에서 의심 소견이 있다면, 복부에 보호복을 착용하여 촬영 시 태아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0.004Gy로 허용치(1Gy 이내)에서 훨씬 아래 수준이므로 필요에 따라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필요시 안전하게 시행 가능합니다.
■ 유방 초음파 검사
초음파는 방사선 노출이 없어 임신 중에 가장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영상 진단법입니다. 임신기에 유방암이 의심될 경우 가장 흔히 사용하는 검사 방법으로, 임신 중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단법으로 권장됩니다.
■ 유방 조직검사
유방암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 국소마취 하에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국소마취와 조직검사는 태아에게 미치는 위험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임신 중 의심스러운 종괴가 발견된 경우 초음파를 일차 검사로 시행하고, 4주 이상 지속되는 종괴는 반드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유방 자기공명영상(MRI)
임신 중 MRI 검사는 가돌리늄 조영제가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동물 실험에서 이 조영제가 태아 기형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MRI(non-gadolinium MRI)는 암의 전이가 강하게 의심될 경우에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 타 장기전이 검사
흉부 X선 촬영은 복부를 적절히 차폐하면 태아에게 안전한 수준의 방사선만 노출됩니다. 그러나 복부 컴퓨터촬영(CT)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은 태아에게 위험하여 절대 금기입니다. 대신 복부 초음파 검사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임신기 유방암에서 뼈 전이 검사(Bone scan)의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는 없지만, 뼈 전이가 강력하게 의심된다면 충분한 수분 섭취와 빈번한 배뇨를 통해 방사성 물질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후 시행할 수 있습니다.
3. 임신 단계에 따른 유방암 치료법
임신 중 유방암의 치료 목적은 일반 유방암과 동일하나 유방암의 TNM병기(종양-림프절-전이), 출산 예정일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산모의 의지와 선호도에 따라서 치료방침이 정해져야 합니다. 또한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항암화학요법, 항암내분비법, 표적치료, 방사선요법은 특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 수술
임신 중 유방암의 마취와 수술은 적절한 수술 시 태아 감시(fetal monitoring)와 혈전 예방에 주의한다면 대체적으로 안전합니다. 임신 24주 이후에는 수술 중 태아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합니다.
임신 중 유방암에서는 유방보존술 후 방사선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유방전절제술이 선택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방사선치료는 출산 후로 미루어야 하기 때문에 그 지연 기간에 따라서 환자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임신 1기(임신 1-3개월)에 진단되는 유방암에서는 유방전절제술이나 임신 중단 등이 고려될 수 있지만, 임신 3기(임신 7개월 이후)에 유방암이 진단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지연이 짧아 환자가 유방보존술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 방사선 요법
방사선 요법은 태아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임신 중에는 절대 금기입니다. 방사선은 유산, 기형, 태아 발달지연, 소아기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방사선치료는 반드시 출산 후로 미루어야 하며, 이러한 제약을 고려하여 임신 시기에 따라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 항암화학요법
항암화학요법은 첫 임신 1기(0주~13주 6일: 14주 미만)에는 절대 금기입니다. 이때는 태아의 기관이 발달하는 시기이기에 항암제를 투여하면 기형 발생 위험이 높고, 태아 유산의 가능성도 증가합니다.
임신 2기(14주~27주 6일), 3기(28주~출산)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특정 항암제(안트라사이클린, 탁산 계열)가 있습니다. 이 시기의 항암요법은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으나, 기형 형성, 유산, 출산 후 단기간 건강문제와는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임산부 항암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는 부족한 단계이기에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한 경우라면 반드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여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임신 2기 이후로 항암화학요법의 시행을 미루거나, 임신 3기에 유방암이 진단된 경우라면 출산 후로 항암을 미룰 수 있습니다.
■ 항암내분비요법
임신기 유방암 환자의 대부분은 에스트로겐수용체 음성이며, 이는 같은 연령대의 비임신 유방암 환자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타목시펜은 에스트로겐 양성인 유방암 환자의 태아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임신 중에는 금기입니다. 출산 이후로 복용을 미루어야 합니다. 다른 항암내분비요법(아로마타제 억제제, 레트로졸, 엑시메스테인 등)도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임신 기간 중에는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4. 태아 모니터링 & 산모 건강 관리
임신 중 유방암 치료 과정에서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임산부의 경우, 태아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 태아 모니터링
임신기간 동안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의 성장과 발달을 추적하되 항암치료 중에는 더 자주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태아의 심장 활동, 양수량, 태아 움직임을 평가하며, 자궁 내 성장 지연이나 기형 발생 여부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임산부에게는 분만 계획도 중요합니다. 산모와 신생아의 골수 기능 저하로 인한 감염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항암치료 후 2-3주 이내에는 분만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산모 건강 관리
유방암 치료 중인 임산부는 영양 상태, 체중 관리, 피로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임신 중의 유방암 치료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욱 더 힘든 과정이므로, 산모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 시기에 산모에 대한 가족들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함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유방암 치료와 임신으로 인한 임산부의 신체 변화를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심리 상담과 지지 그룹 참여를 권장합니다. 의료진, 가족, 친구들의 지지와 이해는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5. 임산부 유방암 환자의 심리적 지원
임신 중 유방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점은 산모의 최적 치료와 태아의 건강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일 겁니다.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산부인과 전문의, 종양 전문의, 외과 의사, 정신과 전문의가 함께 협력하여 환자와 가족에게 최상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임산부 유방암 치료의 가장 큰 원칙은 태아에게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면서 산모의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환자인 임산부의 의견과 선호도가 존중된 치료 계획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유방암 커뮤니티에서 임신 초기에 유방암 진단을 받게된 환우가 임신을 중단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글을 봤습니다. 그러나 임신을 중단하는 것이 임신 중 유방암의 예후를 개선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합니다. 임신 중단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기 유방암의 예후는 일반 유방암과 비교했을 때 10년 무재발률, 원격 전이, 전체 생존율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임신 유방암 환자와 비교했을 때 임신기 유방암은 임상병리학적 특성과 5년 무병생존율, 전체 생존율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신 중 유방암 진단은 환자와 가족에게 큰 위기이지만,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화된 치료 계획과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임신을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인 유방암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건강한 출산과 암 완치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는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임신 중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임신을 중단해야 하나요?
A: 아니요, 최신 의학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임신을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임신 중단은 유방암 예후를 개선한다는 증거가 없으며, 개인의 상황과 선호도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니다.
Q2: 임신 중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유방암 진단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유방 초음파는 임신 중 가장 안전하고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진단법입니다. 유방 생검도 국소 마취 하에 안전하게 시행 가능합니다. 유방 촬영술은 복부 차폐를 통해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MRI는 조영제 없이 특정 상황에서만 고려됩니다.
Q3: 임신 중 항암치료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A: 임신 1기(14주 이내)에는 항암치료가 금기입니다. 임신 2기와 3기에는 특정 항암제가 태아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조산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분만 전 2-3주는 항암제 투여를 중단하여 출산 합병증을 예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