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고는 유방암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유방암 이야기'라는 네이버 커뮤니티에 가입했습니다. '삼중양성', '허투양성', '브라카' 등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한 그곳의 글들을 보며 하루아침에 낯선 세상에 떨어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유방암의 세계는 제가 알지 못하는 전문 용어와 생소한 정보로 가득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정보를 찾고, 커뮤니티 회원들께 질문하며 하나씩 알아가던 그 과정이 지금의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시리즈 ①, ②에서는 제가 초기에 헤매던 시간을 줄여드리고자,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이 꼭 알아야 할 분류 기준에 따른 유방암의 종류와 유형에 대해 쉽고 상세하게 안내해 드리려 합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내 유방암의 유형이 무엇인지,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중요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유방암 관련 진단, 치료, 관리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신 후 이루어져야 합니다.
목차
1. 영상학적 소견에 따른 분류
■ 미세석회화(Microcalcifications)
■ 종괴(Mass)
2. 조직학적 특성에 따른 분류
■ 유관암(Ductal Carcinoma)
■ 소엽암(Lobular Carcinoma)
■ 유관암과 소엽암의 주요 차이점 비교
■ 기타 특수 아형 유방암
3. 맺음말: 유방암 이해의 첫걸음
2023년 10월 국립암센터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여러 아형으로 구성된 이질적인 질환입니다. 정확한 진단과 분류는 치료 방향과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유방암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류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아래의 주요한 3가지 관점에 따른 유방암의 분류를 살펴보려 합니다.
1. 영상학적 소견 [시리즈①]
2. 조직학적 특성 [시리즈①]
3. 분자적 특성 [시리즈②]
각 분류 기준은 유방암의 진단, 예후 예측, 그리고 최적의 치료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 영상학적 소견에 따른 분류
유방암 진단의 첫 단계는 대개 영상 검사입니다. 유방촬영술(mammography), 초음파, MRI 등을 통해 아래 표와 같이 분류됩니다. 영상학적 소견은 주로 유방촬영술(mammography)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됩니다. 대표적인 소견으로는 미세석회화와 종괴가 있습니다.
구분 | 소견 유형 | 특징 | 악성 가능성 | 비고 |
미세석회화 | 양성 미세석회화 | 둥글고, 크기 균일, 산발적 분포 | 낮음 | 양성 병변, 정기적 관찰 권장 |
악성 의심 미세석회화 | 불규칙한 모양, 다양한 크기, 선형/군집 형태로 분포 |
높음 | 유방암 의심, 조직검사 필요 | |
종괴 | 양성 종양 | 경계 명확, 둥근 형태, 성장 느림 | 낮음 | 양성 병변(섬유선종 등) |
악성 종양 | 경계 불규칙, 침윤성 성장, 주변 조직 침투 | 높음 | 유방암 의심, 추가 검사 필요 |
■ 미세석회화(Microcalcifications)
미세석회화는 유방 조직 내에 칼슘 침착물이 형성된 것으로, 유방촬영술에서 작고 하얀 점으로 나타납니다. 모든 미세석회화가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패턴의 미세석회화는 유방암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대한영상의학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약 30-50%에서 미세석회화가 관찰되며, 이는 조기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 종괴(Mass)
흔희 '혹' 또는 '종양'이라고 불립니다. 종괴는 유방 조직 내에 형성된 덩어리로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구분됩니다.
유방초음파에서는 종괴의 특성을 더 자세히 평가할 수 있으며, BI-RADS(Breast Imaging-Reporting and Data System) 분류를 통해 악성 가능성을 예측합니다.
2. 조직학적 특성에 따른 분류
유방암은 발생 위치와 침윤 여부에 따라 크게 유관암(Ductal Carcinoma)과 소엽암(Lobular Carcinoma), 침윤성과 비침윤성(상피내암)으로 구분됩니다.
위치 | 침윤성/유형 | 발생 위치 | 특징 | 발생 비율 | 예후 |
유관암 | 관 상피내암 (DCIS) |
유관 내 국한 | 비침윤성, 유관 내에만 존재 |
유방암 전체의 약 20-25% |
매우 좋음 (5년 생존율 98%+) |
침윤성 유관암 (IDC) |
유관에서 시작하여 주변 조직으로 침투 | 가장 흔한 유형 | 침윤성 유방암의 70-80% |
조기 발견 시 좋음 | |
소엽암 | 소엽 상피내암 (LCIS) |
소엽 내 국한 | *전암 단계, 위험 표지자로 간주 |
드문 편 | 자체는 생명 위협 없음 |
침윤성 소엽암 (ILC) |
소엽에서 시작하여 주변 조직으로 침투 | 양측성 발생 가능 | 침윤성 유방암의 10-15% |
IDC와 유사 | |
특수 아형 유방암 |
점액성 암 | 유관 | 암세포가 점액 내에 존재 | 침윤성 유방암의 약 2% | 좋음 |
수질성 암 | 유관 | 경계 명확, 림프구 침윤 풍부 | 침윤성 유방암의 3-5% | 비교적 좋음 | |
관상 암 | 유관 | 작고 관 모양 구조 형성 | 침윤성 유방암의 약 2% | 매우 좋음 | |
파제트병 | 유두/유륜 | 유두/유륜 침범, DCIS나 IDC 동반 |
매우 드묾 | - | |
아포크린암종 | 유관 | 아포크린 분화, 안드로겐 수용체 양성 | 매우 드묾 | - | |
화생 암종 | 유관 | 편평, 방추형 등 화생 요소 포함 | 매우 드묾 | - |
*전암 단계란 아직 암은 아니지만, 미래에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 유관암(Ductal Carcinoma)
유관암은 유방 내 젖을 운반하는 관(유관)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 관상피내암(DCIS, Ductal Carcinoma In Situ): 암세포가 유관 내에만 존재하고 주변 조직으로 침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세석회화로 주로 발견되며 적절한 치료 시 5년 생존율이 98% 이상으로 예후가 좋습니다.
- 침윤성 유관암(IDC, Invasive Ductal Carcinoma): 암세포가 유관 벽을 뚫고 주변 유방 조직으로 침투한 상태입니다. 전체 유방암의 약 70-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조직학적 등급(1-3등급)에 따라 예후에 차이가 있습니다.
■ 소엽암(Lobular Carcinoma)
소엽암은 젖을 생산하는 소엽에서 발생하는 암입니다.
- 소엽상피내암(LCIS, Lobular Carcinoma In Situ): 암세포가 소엽 내에만 존재하는 상태로, 엄밀히 말하면 전암 단계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LCIS 자체는 침윤성 암으로 발전하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지표(위험 표지자)로 간주됩니다.
- 침윤성 소엽암(ILC, Invasive Lobular Carcinoma): 암세포가 소엽에서 시작하여 주변 유방 조직으로 침투한 상태입니다. 전체 유방암의 약 10-15%를 차지하며, 종종 양쪽 유방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E-cadherin 소실이 특징적이며 위장관, 생식기, 복막 등 특이 전이 패턴을 보입니다.
*E-cadherin 단백질 소실은 침윤성 소엽암종(ILC)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생물학적 특징입니다.
침윤성 소엽암종은 E-cadherin이 불활성화되거나 심하게 감소, 또는 발현되지 않습니다. 침윤성 유관암종에서는 대부분 E-cadherin이 정상적으로 발현되기에 병리학적으로 침윤성 소엽암종과 침윤성 유관암종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유관암과 소엽암의 주요 차이점 비교
구분 | 유관암(Ductal Carcinoma) | 소엽암(Lobular Carcinoma) |
발생 위치 | 유관(milk ducts) | 유선소엽(milk-producing lobules) |
빈도 | 더 흔함(70-80%) | 덜 흔함(10-15%) |
촉진 시 느낌 | 대개 명확한 종괴 | 유방 전체의 비특이적 경화 |
영상 검출 | 비교적 용이 | 어려움(특히 유방촬영술) |
세포 배열 | 군집 형성 | '일렬로 늘어선' 배열 |
생물학적 표지자 | E-cadherin 양성 | E-cadherin 음성 |
다초점성/양측성 | 가능하나 덜 흔함 | 더 흔함(20-30%) |
호르몬 수용체 | 다양함(60-70% 양성) | 대부분 양성(90-95%) |
전이 부위 | 주로 폐, 간, 뼈 | 위장관, 생식기, 복막, 뇌막 등 |
치료 반응 | 모든 유형의 치료에 다양한 반응 | 호르몬 치료에 좋은 반응 |
■ 기타 특수 아형 유방암
- 점액성 암(Mucinous Carcinoma): 암세포 주변에 점액이 풍부하게 존재하여 암세포가 점액 내에 떠 있는 형태입니다. 저등급(grade 1~2)이고 예후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체 유방암의 약 2%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고령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 수질성 암(Medullary Carcinoma): 전체 유방암의 약 3-5%를 차지하는 수질성 암종은 경계가 명확합니다. 림프구 침윤이 풍부하며, 조직학적으로 고등급이지만 예후가 일반 침윤성 유관암에 비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드문 아형이며, BRCA1 변이와 연관성이 높고,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 관상 암(Tubular Carcinoma): 90% 이상이 작은 관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전체 유방암의 약 2%를 차지합니다. 저등급(grade 1), 예후가 매우 좋은 대표적인 유방암 아형입니다. ER/PR 양성, HER2 음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 파제트병(Paget's disease): 파제트병은 유두 및 유륜에 침범하며, 거의 대부분 기저에 DCIS(관내암) 또는 침윤성 유관암(IDC)이 동반되어 있습니다. 피부 변화(습진양 병변)가 특징적입니다. 파제트병은 염증성 유방암과 비교하여 이후에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2025.04.17 - [분류 전체보기] - 염증성 유방암: 여드름처럼 시작되는 초기 증상부터 치료까지 총정리
- 아포크린 암종(Apocrine carcinoma): 아포크린 세포 분화가 특징이며, 안드로겐 수용체(AR) 양성이 많고, ER/PR 음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안드로겐 수용체 양성' 입니다.
- 화생 암종(Metaplastic carcinoma): 화생 암종은 유방암 중 드물며, 편평세포, 방추세포, 연골/골조직 등 다양한 분화(화생)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삼중음성(triple negative)이고, 예후는 좋지 않은 편입니다
3. 맺음말: 유방암 이해의 첫걸음
이번 글에서는 유방암의 영상학적 분류와 조직학적 분류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유방암 진단의 첫 단계인 영상검사에서 나타나는 미세석회화와 종괴의 특징, 그리고 조직학적으로 가장 흔한 두 가지 유형인 유관암과 소엽암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은 환자가 자신의 진단을 더 명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영상학적, 조직학적 분류는 유방암 이해의 첫 단계이며,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기본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현대 유방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다음 시리즈에서 다룰 '분자적 분류'입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호르몬 수용체(ER, PR), HER2, Ki-67 등의 생체표지자에 따른 분자적 분류와 각 아형별 맞춤 치료 전략을 자세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분자적 분류에 대한 이해는 왜 동일한 병기의 유방암 환자들이 서로 다른 치료를 받게 되는지, 그리고 왜 예후에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설명해 주는 열쇠가 될 것이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더 명확한 치료 여정의 이해를 제공할 것입니다.
유방암의 영상학적, 조직학적 분류에 대한 이번 시리즈가 여러분의 이해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더 깊이 있는 분자적 관점에서 유방암을 살펴보고, 최신 치료 동향까지 알차게 다루겠습니다.
2025.04.17 - [분류 전체보기] - [시리즈 ②] 유방암의 종류 알아보기: 암세포 특성에 따른 유방암 유형
[시리즈 ②] 유방암의 종류 알아보기: 암세포 특성에 따른 유방암 유형
지난 시리즈에서는 유방암의 영상학적 소견과 조직학적 특성에 따른 분류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유방촬영술에서 나타나는 미세석회화와 종괴의 특징부터 유관암과 소엽암의 차이점까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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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1: 유방암의 영상학적 소견과 실제 조직학적 진단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나요?
A: 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상검사는 유방암 진단의 첫 단계이지만, 확정 진단은 반드시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소엽암은 미만성 침윤 패턴으로 인해 영상검사에서 종괴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며, 실제 크기가 영상에서 보이는 것보다 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영상에서 의심스러운 소견이 양성 병변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2: 유관암과 소엽암의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나요?
A: 기본적인 치료 원칙은 유사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소엽암은 미만성 침윤과 다초점성, 양측성 경향으로 인해 유방보존술보다 유방 전절제술이 더 자주 권장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엽암은 대부분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므로 호르몬 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치료 결정은 개별 환자의 종양 특성, 분자적 아형, 병기, 환자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집니다.
Q3: 유방 MRI는 어떤 경우에 필요한가요?
A: 유방 MRI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유용합니다:
1)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에서 불명확한 소견이 있을 때,
2) 소엽암이 의심될 때(소엽암은 다른 영상검사에서 발견이 어려울 수 있음),
3) 다초점성/다중심성 병변이 의심될 때,
4) 고위험군(BRCA1/2 변이 보유자 등)의 선별검사,
5) 신보조 항암치료 전후 종양 반응 평가,
6) 유방보존술 후 재발 여부 확인 등...
MRI는 민감도는 높지만 특이도가 낮아 불필요한 생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적응증에 따라 시행되어야 합니다.